"운전병이니까 버스기사 하세요" 결국 2.1%만 취업, '탁상' 실업대책

"정부 정책, 이상만 좇다 현실과 괴리"


정치는 이상을 좇아도 정책은 현실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일자리, 복지, 산업 등 모든 정책은 현장에 답이 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의 최근 정책들은 책상머리에서 만들어진 듯 현실과 따로 움직인다는 비판을 받는다.

청년실업을 해소할 정책이라며 도입한 ‘군 운전병 버스기사 취업지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올해 안으로 제대 장병 1200명을 버스기사로 일할 수 있도록 취업을 유도한다고 했다. 그런데 실제 취업 인력은 목표치의 2.1%에 그친다. 버스업계는 20대 초중반 청년들이 선호하지 않는 직업을 청년취업 대책으로 내세운 전형적 ‘탁상공론’이라고 꼬집는다.

고속버스업체 강원고속은 지난 4월 국토교통부·육군본부와 ‘군 운전 우수인력 양성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군 운전병들이 전역 후 버스기사나 정비사로 취업하도록 지원한다는 게 핵심이다.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버스업계가 인력난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버스업계와 청년층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내놓은 정책이다.

강원고속은 제대 장병 80명을 채용하기 위해 강원도 군부대를 중심으로 채용 공고를 냈다. 하지만 MOU 체결 3개월 후인 지난 7월에야 제대 장병 1명이 강원고속을 찾아왔다. 이마저 채용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강원고속 관계자는 “면접을 본 제대 장병은 처우와 업무방식 설명을 들은 뒤 ‘다음에 다시 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갔다. 지금까지 아무 소식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어느 20대 청년이 서울도 아닌 강원도에서 버스 운전을 하겠느냐”고 덧붙였다.

20일 국토부에 따르면 전역 장병 중 29명이 버스기사로 취업했다. 이 가운데 3명은 도중에 일을 그만뒀다. 정부가 처음 이 정책을 내놓을 때만 해도 포부는 야심찼다. 국토부는 “선진그룹이 430명, KD운송그룹이 300명, 코리아와이드경북이 300명, 금호고속이 100명, 강원고속이 80명 채용을 희망했다.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지역의 버스기사 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국토부는 또 다른 버스업체들도 사업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어 채용 규모가 계속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간과한 것은 ‘냉혹한 현실’이다. 20대 초중반의 제대 장병들이 버스기사로 취업하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는 걸 감안하지 않았다. 버스기사는 근로시간이 긴 반면 보수는 상대적으로 박하다. 사고 위험성도 있어 청년들 사이에선 ‘3D 직종’으로 통한다.

국토부와 강원도 원주 제1군수지원사령부는 지난 13일 전역을 앞둔 장병을 대상으로 버스업계 취업 설명회를 열었는데, 선호도 조사에서 약 90%의 장병들이 전역 후 버스기사 취업을 희망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주로 제대 후 복학하거나 버스기사가 아닌 다른 일을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버스업계 관계자는 “업계 상황과 청년층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나온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런데도 국토부는 ‘사업 초기’라며 정책 자체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범 사업인 동시에 초기 단계라 성과가 미흡할 수 있다”며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은 직장 선택에 신중하기 때문에 채용에 어려움이 있지만 버스업계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설명회를 열어 취업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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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t Arizona sky Burnin' in your eyes You look at me and babe I wanna catch on fire It’s buried in my soul Like California gold You found the light in me that I couldn’t find So when I'm all choked 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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